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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책추천 /검사내전-김웅, 드라마 검사내전 원작

by 져니21 2020. 5. 22.

안녕하세요 져니입니다.

오늘은 김웅 검사님이 쓴 「검사내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표지가 와 닿아서 평소 익숙하지 않은 법에 관련된 책인걸 알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법률책은 문유석 판사님이 쓰신 「개인주의자 선언」에 이어서 2번째인데, 개인주의자 선언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판사의 시선과 검사의 시선은 어떻게 다를까 하고 고르게 된 것도 있스빈다. 이 책은JTBC 드라마 [검사내전]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아직 드라마는 안 봤지만, 책을 읽고 드라마는 어떻게 나왔을지 보고 싶어 집니다.

 

그러면 이 책의 구성, 재밌게 읽은 구절들과 감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검사내전

검사내전

책 구성
  1. 사기 공화국 풍경

  2. 사람들, 이야기들

  3. 검사의 사생활

  4. 법의 본질

1, 2부는 검사님이 담당했던 사건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있고 유머러스한 검사님의 문체에 피식 웃으면서 읽을 수도 있고 사건을 통해서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공감하게도 되었어요. 주로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이뤄지게 됩니다.

 

3부는 검사님의 에피소드가 중심이어서 말 그대로 검사님의 생활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4부는 법에 대한 검사님의 생각이 중심적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사실 법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는 어렵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이라 다른 책들을 읽어본 후에 다시 한번 검사님의 생각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중입니다.

 

 

감상 및 구절들

 

1. 사기 공화국 풍경

 

  • 욕심이라는 마음속의 장님

우리는'욕심'이라는 거친 바다 위를 구멍  뚫린 '합리'라는 배를 타고 가는 불안한 존재들이다. 마땅히 쉼 없이 구멍을 메우고 차오르는 욕심을 퍼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욕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허세를 부린다. 그래서 우리는 욕심으로부터 논리와 이성을 지켜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 결과 아무리 허술한 속임수라도 피해자의 욕심과 만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개미귀신은 늘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 개미귀신이 개미에게 뿌려대는 모래는 내 마음속의 탐욕이다. 누구도 자신 안의 탐욕을 이길 수는 없다.

⇒결국은 자신이 가진 욕심이 자신의 눈을 멀게 하여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것인데 에피소드가 너무 생생해서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세상에 나쁜 사람들은 많고 그 사람들이 노리는 사람들은 그저 잘 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재판정에 나가보면 피해자의 반신불수보다 피고인의 치질이 더 중병 취급을 받는다. 그것을 지켜보는 피해자들은 심장이 구겨지듯 괴롭다. 그러니 제발 범죄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 피해자도 헌법상 기본권이 보장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실제로는 2등 국민이다.

⇒재판에서는 피해자들을 2등 국민이라고 말하는 말에서 너무 서러워집니다. 어떻게 피고인보다 피해자가 더 밑이 될 수가 있을까, 참 답답합니다.

 

  • 무전유죄, 약자들의 거리

그건 그녀가 가졌던 유일한 미래였다. 그러나 그 짧고 강렬했던 행복은 강 씨 아들이 아렌 왕국에 세운 성과 같은 것이다. 전두엽 속의 신경자극에 불과하다.

⇒가난한 사람이 사기당하는 과정을 그린 에피소드였는데, 그 마지막 말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던 그녀가 사기를 당하게 된 이유는 그게 그녀의 유일한 미래였다는 것이... 

 

 

  • 프랜차이즈 시장의 폭탄 돌리기

상생을 생각한다는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과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교육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걸핏하면 교육비를 뜯어간다.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가 다반사고 보복 출점도 곧잘 한다.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다. 게다가 돋이 모일 만하면 각종 명목으로 수익을 빨아간다. 담낭에 호스를 꼽힌 채 갇혀 사는 반달곰 신세나 다름이 없다. 한쪽은 '상'하고 한쪽만 '생'한다. 그래서 상생인가 보다.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가 정말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가게가 많은 것을 보고 마냥 웃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현상을 툭하고 정의하는데 너무 맞는 말입니다. 상생의 새로운 해석

  • 착한 사마리아인의 거짓말

블랙박스의 발명으로 인해 거짓말이 사라진 것이다. 흔히 과학이나 기계가 인간의 존엄성이나 교양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블랙박스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블랙박스는 신들의 위엄을 되살려주었다.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블랙박스가 사람의 거짓말을 없앴다는 게 당연하면서도 씁쓸했습니다.

 

 

2. 사람들 이야기들

 

  • 아이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들어 조용히 끝내기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학생들은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학교폭력 문제는 강요된 피해자의 용서나 전학으로 해결되었다. 피해자만 사라지면 모든 문제가 가장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해자들은 사라졌고, 가해자들은 승리했으며, 학교폭력은 더욱 악랄해지고 한층 은밀해졌다. 아이들은 이제 남을 괴롭히지 않으면 언젠가 그 먹이사슬의 바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가장 약하고 낮은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피해를 입으면 입을 다무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폭력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학교를 떠나는 것이었다. 학교도 사회도 인권전문가들도 모두 그것을 원했다.

 

아이들은 학교와 우리 사회에서 한 가지 진실을 깨달은 것이다.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는 것은 더 큰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아무도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고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지만, 피해자는 더 큰 보복과 따돌림을 당한다. 가해자들을 지원하는 사람들과 보호하는 절차는 겹겹이 쌓여 있지만, 피해자를 위한 관심과 보호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은 더 심한 보복에 시달리게 되고 점차 고립된다. 우주에서 나 혼자뿐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가장 씁쓸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학교폭력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생각해봐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피해자가 안 생기는, 적어도 피해자가 다시 회복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검사의 사생활

 

 

  • 검사 생활은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과 다르다

공명심과 대중의 환호는 양심을 마취시키고 사람들이 바라는 결말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을 만든다. 대개 언론 플레이를 잘하고 거물 행세하는 검사들에게 그런 면이 있다. 빈약한 상상력 대신 후흑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대중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 내 정의의 사도로 각광받는다. 정의의 사도가 각광을 챙기고 떠나면 다음 세대는 그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는다.

⇒나도 추리 소설을 참 좋아합니다. 추리 소설을 읽으면 척척 어려운 것을 말도 안 되게 멋있게 해결해나가는 주인공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고, 현실이 추리 소설처럼 되기를 바라고 그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그 후폭풍은 전부 '우리'가 감당해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언론에 휘둘리지 않는 나의 '시야'를 가지고 싶습니다.

 

4. 법의 본질

 

'법대로 하자'는 말은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도발이다. 법대로 하자는 것은 상대방과의 공존과 상생은 개뿔, '널 반드시 박멸시키겠다'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 새로운 분쟁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다.

 

  • 법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없다

선의가 꼭 좋은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 물론 부작용은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정상배들은 늘 선의만 강조한다. 표는 지금 받는 것이고, 책임은 나중에 지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라도 책임을 지는 정치인은 없다.

⇒ 이 책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꼭 선의가 좋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고, 그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 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쟁 해결 방법인가

형사법에서는 조금이라도 잘못이 큰 사람이 모든 책임을 지고 죄인이 된다. 기준에서 단지 2% 더 떨어진 것에 불과한 갑에게 100%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형사법이다. 겨우 2% 차이로 죄인이 된 갑으로서는 당연히 억울하고 그 결과에 쉽게 승복할 수 없다. 갑은 자신이 하지 않은 49%에 해당하는 불공정함을 느끼게 된다.

⇒분쟁이라는 것이 딱 100% 누구의 잘못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데, 참 답답했습니다.

 

  • 새로운 목민관이 아니라 본질적 개혁이 필요하다

부도덕과 불법은 다르다. 모든 부도덕을 불법으로 만드는 사회는 결국 전체주의 국가나 신정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불법화는 보충적인 것으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해야 하는 항생제와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부도덕이라고 모두 소독하고 박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시각을 참 많이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난 이분법적인 시각을 많이 가지고 있고, 부도덕과 불법을 어느 정도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부도덕과 불법은 달랐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비판이라도 할라치면 전쟁하자는 것이냐고 발작하는 것이나, 재벌들을 구속하면 경영권 공백의 타격이 크다는 등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등 위협하고 외국에 국민기업 경영권이 넘어간다며 호들갑 떠는 것이 놀랍도록 닮았다.
방만한 운영으로 재벌 기업이 무너질 때면 어김없이 국민의 세금이 투여됐다. 세금이 아니면 국민들의 저금, 그것도 부족하면 국민들의 연금까지 동원해서 기어코 살려주었다. 자유시장경제를 초월한 불사신인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갔다고 하여 국민기업인가 보다.

⇒대기업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동감이 가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해집니다.

 

  • 국민들에게 재판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결국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가난하고 어수룩한 부모를 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면 큰 탈은 없는 것이다. 합의하면 되니까. 가난한 것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는 말은 틀렸다. 가난한 것이 부끄러운 세상이다. 이러니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더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많은 에피소드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어려울 것 같던 '법'에 대한 이야기도 다 사람 사는 이야기였습니다. 검사의 시각으로 적힌 그 에피소드를 보면서 참 아이러니한 사회 구조와 정답이 없는 것 같은 법 이야기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 아이러니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겠지만, 무지하지 않고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시야를 가지고 중심을 잡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계를 한다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상으로 김웅검사님의 검사내전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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