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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책 리뷰/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by 져니21 2020. 5. 30.

안녕하세요 져니입니다.

 

많은 여성 분들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잔잔한 소설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를 리뷰해드리겠습니다.

이 책의 작가 데루치 하루나가 '여성에게 진정한 우정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에 대한 반발로 쓰게 된 소설이라는 소개에 이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답 없이 막막한 상황 속 등장인물들이 떠나는 이상한 여행을 다루는 책인데 묘하게 공감이 되고 빠져들게 되는 소설입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한 등장인물 소개, 그리고 간단한 줄거리 요약, 책 속 공감되는 문장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은 이 책 속의 모든 말이 너무 공감되어서 추리고 추려서 고른다고 힘들었습니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 -  데라치 하루나

걸어도 나 혼자- 데루치 하루나

등장인물 소개

 

유미코(주인공) : 39살 무직

남편 히로키와 별거 중으로 남편이 도망친 바람에 이혼하고 싶어도 남편 찾기부터 시작해야 함

 

카에데(옆집 여자) : 41살 무직

많은 남자들을 만나지만 나쁜 남자 구별하는 센서가 있음.

마지막 연인이었던 히라츠카 씨를 열심히 좋아했지만, 떠나보냄

 

미츠에 : 히로키의 모친

리본 자수 교실 운영으로 유미코와 알게 되었고, 남편인 히로키를 소개해줌

유미코와 히로키의 별거와는 별개로 유미코와 이웃사촌으로 지내며 사이좋게 지냄.

 

남편 히로키 : 한 달 전쯤 행방불명

시즈 : 이혼 후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로 어릴 적부터 히로키를 좋아함

요코지 사장 : 카에데가 일하는 곳의 사장, 카에데에게 찝쩍 됨

히라츠카 : 이혼 후 편의점 알바를 함. 카에데와 사귀었다가 헤어짐

 

줄거리 요약

 

남편 히로키와 별거 중인 유미코, 이혼하고 싶어도 남편이 실종되어하지 못하던 어느 날 남편의 고향에서 남편을 봤다는 목격담이 들려온다. 한편 유미코의 옆집에 사는 카에데는 요코지 사장의 찝적거림을 참지못하고 회사를 그만 두지만 요코지 사장에게 집 앞까지 찾아오는 스토킹을 당하게 된다. 남편을 찾으러 가야 하는 유미코스토킹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카에데와 함께 실종된 남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중간 내용 생략.

 

이 기가 막힌 여행으로 카에데와 유미코는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카에데요코지 사장에게 못했던 자신의 말을 시원하게 내뱉으며 쫓아내고, 유미코는 남편을 찾아 이혼을 하면서 타인의 소리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걷기 시작하게 되면서 끝이 난다.

 

 

문장들 

1. 여기부터 반환점 - 유미코 시점

모두에게 제멋대로라고 욕을 먹어도 나는 딱히 상처를 받지 않는다. 제멋대로인 게 무슨 잘못인가 싶다. 나는 아침 연속극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 아니니까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고, 내 인생은 아무리 길어도 이제 절반밖에 안 남았는데 '남들이 나를 제멋대로에 참을성도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싫어'라며 고상이나 떨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나를 제멋대로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히로키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다면 몰라도 그럴 리는 절대 없으니까.

 

3. 새롭게 사랑할 힘 - 유미코 시점

 다른 사람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서 일일이 '촬영하기 전에 휴지나 전단지 같은 것들을 옆으로 치웠겠지' 혹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겠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그 사람보다 우위에 서려는 마음은 비열하다. 내가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흥, 저런 걸 잘도 하네'라는 시선을 보내며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마냥 구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6. 언제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었다 - 카에데 시점

언제든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언제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었다. 동시에 어디로도 갈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자만하면서 그 무엇도 될 수 없다고 두려워했다

 

18. 겨울 바다는 잿빛 - 카에데 시점

나는 외톨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그랬다.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욱 강렬한 고독감을 느꼈다.

 

20. 보통의 행복한 인생 - 유미코 시점

우리는 서로 말해야 할 것은 말하지 않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만 말한 부부 사이였다.
외톨이였다.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손을 잡고 있어도 우리는 각자 외톨이였다. 사랑을 나누던 때부터 줄곧. 조금 더 빨리 깨달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부부 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저 먼바다에 뜬 섬을 바라보듯 무심히 생각했다. 후회가 아니라 단순한 감상이었다.

 

얘, 유미코. 어른이 되어도 세상은 네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자유로워지지도 않아. 어른이 되어도 사람들은 온갖 참견을 할 거야. 그래도 최소한 자기가 먹을 것을 직접 준비할 순 있어. 왕자님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자기 발로 걸어갈 수 있어. 괜찮다고 말하지 않겠다. 그런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살아. 부디 살아주렴. 진심으로 바랐다.

 

 

22. 아름답지 않은 삶 -유미코 시점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고? 나는 웃었다.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바보 같은 짓은 한결같이 바보 같은 짓이다. 나는 왕자님을 원하지 않는다. 시즈 씨는 원한다. 원하는 것이 다를 뿐인데 어느 쪽은 옳고 어느 쪽은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다. 
우리는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원하는 것을 원할 권리가 있다. 얻으려고 할 권리가 있다.
나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내 삶은 분명 아름답지 않다. 수도 없이 틀리고 남에게 수도 없이 상처를 주고, 과거에 저지른 죄와 부정을 불에 태워 용서를 받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옳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게 산다는 사실을 아는 나는 적어도 다른 사람이 진심으로 원하는 대상을 가치 없다고 비웃거나 부정하지는 않겠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라고 남을 비웃는 것은 비겁하다

 

 

감상

 이 책은 유미코 시점과 카에데 시점으로 번갈아가면서 진행이 됩니다. 너무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것도 같은 두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 읽으면서 서로에 대한 생각과 이 두 여자의 우정에 대해서 이해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았던 건 주인공 유미코의 생각과 말이었습니다. 유미코는 남편과 별거 중인 데다가 실종된 상태, 그리고 무직인 답답한 상황인데 감정의 기복도 없이 묵묵히 삶을 살아갑니다. 저는 유미코처럼 결혼을 해본 것도 아니고 이 소설 속과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 가본 적이 없지만 그 상황을 버텨내며 그려지는 유미코의 담담한 생각들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남성으로부터의 스토킹, 남자와 여자의 생각의 차이, 부부 관계, 이혼, 나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유미코의 생각들이 너무 멋지고 공감이 되고 또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삶을 잘 살아보고 유미코의 나이가 되어서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미래는 어떻게 지나가게 될 거고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나가게 될까 그리고 이 책 속의 말들은 그 시간 동안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 작가의 책은 한국어로 먼저 읽어봤지만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일본어 원서도 찾아 읽을 생각입니다.

이상으로 『걸어도 나 혼자- 데루치 하루나』을 리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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